
캐나다에서 생활하다 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정말 자주 만나게 됩니다. 공원에서는 강아지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카페나 쇼핑거리에서도 반려견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단순히 키우는 존재가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것이 당연한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캐나다의 반려동물 문화는 한국과 다른 점이 많은데, 특히 입양 문화나 공공장소 이용 방식,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캐나다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와 제가 직접 느낀 차이점을 함께 소개해 보겠습니다.
한국과 다른 반려동물 문화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차이점은 대형견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골든리트리버나 래브라도, 버니즈 마운틴 독처럼 덩치가 큰 강아지들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이 많고 넓은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대형견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인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처럼 미용을 자주 하거나 예쁜 옷을 입히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습니다. 겉모습을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반려견이 자연스럽게 산책하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특히 캐나다에는 Off-leash Park나 Off-leash Trail이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정된 구역에서는 리드줄을 풀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조금 낯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반려견 산책 시 리드줄을 반드시 채우고, 특히 대형견의 경우 안전 문제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더 엄격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수많은 오프리쉬 공원에서 여러 강아지들이 함께 뛰어놀고 보호자들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강아지들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곳에서 줄을 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공원과 도심에서는 리드줄 착용이 의무이며, Off-leash 구역에서만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습니다. 또한 배설물은 반드시 치워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간혹 하네스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매우 드문 편이었고, 대부분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반려묘였습니다. 알고 보니 캐나다에서는 야생동물과의 접촉이나 교통사고 위험 때문에 고양이를 실내에서만 키우는 것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특히 밴쿠버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코요테, 너구리, 독수리 등 야생동물이 도심 가까이 출몰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자유롭게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일부 보호소에서는 입양 조건으로 실내 사육(Indoor Only)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캐나다에서는 길고양이를 거의 본 적이 없어 '여긴 왜 이렇게 고양이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입양
캐나다에서는 반려동물을 맞이할 때 보호소나 구조 단체를 통한 입양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원하는 품종을 책임 있는 브리더에게 분양받는 경우도 있지만, 유기동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BC SPCA나 지역 Humane Society, 다양한 Rescue 단체를 통해 입양할 수 있으며, 입양 전에는 생활환경이나 주거 형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시간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신 접종과 중성화 수술이 완료된 상태로 입양되는 경우도 많아 초보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캐나다 밖에서 구조된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이나 멕시코 등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을 캐나다 가정으로 보내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구조 단체들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일부 유기견 보호 단체에서는 해외 입양을 위해 항상 '이동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출국하는 여행객이 강아지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고, 캐나다 공항에서 입양 가족에게 안전하게 인계하는 봉사입니다. 저도 다음에 한국에 다녀올 기회가 생기면 한 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유기견 입양 문화가 잘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은 제 경험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마다 "어디서 데려왔어?"라고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Rescue dog"이라고 답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브리더에게 분양받았다는 사람보다 보호소에서 입양했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아직도 순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들을 입양하려고 하는 편이라, 믹스견 혹은 이미 성견이 된 유기견은 입양이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생활 방식이 잘 맞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믹스견을 훨씬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원하는 품종을 키우고 싶은 경우에는 책임 있는 브리더를 통해 분양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견의 건강검진 결과나 유전질환 검사 여부, 예방 접종 기록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 분양은 가격이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불법 번식이나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어 더욱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단순히 "예쁜 강아지"를 사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할 가족을 맞이한다는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 브리더에 따라서는 보호자의 주거 환경이나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 생활 패턴 등을 간단히 확인한 뒤 분양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 키우기 전 준비사항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면 입양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사전 준비입니다. 캐나다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등록과 예방접종, 건강관리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우선 많은 지역에서는 반려견 등록(Licence)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등록을 하면 반려동물이 길을 잃었을 때 보호자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시에서 발급하는 등록 태그를 목줄에 부착하게 됩니다. 등록비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며, 중성화 여부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칩 삽입도 많이 권장됩니다. 마이크로칩은 쌀알 정도 크기의 작은 전자칩으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병원이나 보호소에서 스캔하여 보호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걸이가 빠지더라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많은 보호자들이 등록과 함께 진행합니다.
예방접종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광견병(Rabies) 백신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필수에 가깝게 관리되며, 반려견 시설이나 호텔을 이용할 때도 예방접종 기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보호소를 통해 입양하는 반려동물은 중성화 수술이 완료된 상태인 경우가 많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중성화 여부에 따라 등록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동물병원은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되며 의료비도 한국보다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간단한 진료만 받아도 수십 달러에서 백 달러 이상이 들 수 있고, 응급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천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이웃으로부터 반려견 십자인대 수술 한 번에 수천 달러를 지출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의료비까지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고, 예상치 못한 의료비를 대비하기 위해 반려동물 보험(Pet Insurance)에 가입하는 보호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렌트나 콘도에 거주할 예정이라면 계약 전에 반드시 반려동물 허용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Pet-friendly'라고 표시되어 있더라도 반려동물의 크기나 마릿수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별도의 펫 디파짓(Pet Deposit)을 요구하는 주택도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사할 계획이라면 집을 구할 때부터 이러한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서비스
캐나다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도 매우 다양합니다. 보호자가 출근한 동안 산책을 대신해 주는 Dog Walker는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직업이지만, 캐나다에서는 하나의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산책을 대신해 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동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데리고 걷는 사람들을 자주 봤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Dog Walker였습니다. 이렇게 비용을 들여서라도 반려견들이 충분히 산책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늘 신경 쓰는 캐나다 사람들과 이곳의 문화를 보고 '정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낮 동안 반려견을 돌봐주는 Dog Daycare, 여행 중 이용하는 Pet Boarding, 집으로 방문해 돌봐주는 Pet Sitting 등 다양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어 보호자의 생활 방식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도 강아지 유치원이나 애견 호텔과 같은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마당이나 집 앞에 묶어 키우는 반려견이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특히 시골 어르신들 중에는 반려견을 아직 '가족'이라기보다는 '집 지키는 동물'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캐나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반려견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교육이 잘 되어 있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이나 반려동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 보호자의 중요한 책임으로 여겨집니다. 예전에 지인의 작은 강아지가 산책 중 이웃의 대형견으로부터 공격받았고, 갑자기 달려드는 것을 막다가 보호자가 크게 다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알게 된 것은 캐나다에서는 개물림 사고를 매우 심각하게 다룬다는 점이었습니다. 사고 경위에 따라 벌금이나 민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공격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안락사 명령을 포함한 강한 행정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보호자의 책임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반려동물 문화는 입양 문화부터 공원 이용 방식, 다양한 반려동물 서비스까지 한국과는 다른 점이 많지만,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캐나다의 반려동물 문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이곳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넓은 공원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강아지들을 볼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환경에서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이곳에서 배운 반려동물 문화와 책임감을 함께 실천하며 키우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언젠가 캐나다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할 계획이 있다면, 이곳의 문화와 제도를 먼저 이해하고 준비해 보시길 바랍니다. 작은 차이들을 미리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이 훨씬 더 편안하고 즐거워질 것입니다.